2010년 7월 4일 일요일

(5) 중앙일보 - 지수 ( 통역 담당 )

지수가 쓰고 스티브가 편집함

이 프로젝트 하는 동안 참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돈 준다고 약속해놓고서 끝까지 안 들어 온 적도 있고, 쉐린은 허리 다치고 별별 일들이 다 있었지만 이것만큼이나 열 받게 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우리 팀 카약 및 아주 충실히 블로그를 담당하는 스티브가 저에게 우리가 중앙일보, 한국에서 잘나가는 신문중 하나에 드디어 떴다고 말해줬습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짐들을 바닥에 던지고, 땀을 줄줄 흘리면서 달려가서 노트북 켰습니다. 노트북 앞에서 조급하게 켜지기를 기다리고, 켜지자마자 인터넷 킨 다음 중앙일보 사이트 들어가서 미치도록 기사를 찾았습니다. 처음에는 ‘Sherrin’이라고 쳐보고, 다음에는 ‘Hibbard’ 쳐보고 그 다음에는 한국어로 ‘셰린, 히바드’ 쳐본 다음에 도대체 언제 신문에 나온 지 몰라서 최신기사 쭉 훑어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제주 수영’이라고 친 다음 쭉쭉 스크롤 내리다보니 셰린하고 스티브 완전 잘나온 사진 있더라고요. 그거 클릭하고 읽기도전에 다른 팀 멤버들에게 우리 떴다고 이메일 보냈고요.
그다음 한국어 못하는 팀멤버를 위해 번역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 때부터 문제가 시작됐죠.

이 기사의 제목이 “수영·카약으로 제주섬 일주 … 제주의 미 세계에 알릴래요”라네요.

음……. 세계에 제주의 미 알리는 것 뭐 나쁘지는 않지만……. 뭐라고?
그다음 계속 넘어갔죠. 읽고 번역하고 읽고 번역하고 또 번역했죠. 보통 기사 뜨면 ‘환경’이란 말이 바로바로 나오는데... 이번껀 아니더라고요. 전혀 없던데요. 우리 프로젝트 목적이 원래 “환경 인식 심어주기”인데 무슨 “제주의 풍광 알리기”가 된 건지. 뭥미.
진짜 우리가 제주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허리 아픈 여자 한명 고생시켜서 제주 한 바퀴 수영하라고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런가요?

더 말하기 전에 한 가지는 확실히 말해야 겠어요. 저는 한국인이고 한국인으로서 우리나라의 좋은 점을 말할 권리도 있지만 또한 우리나라의 않좋은 점도 말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번에는 우리나라의 좋은 점에 대해서 쓸 테니 이번에는 그냥 바로 않좋은 점에 대해 말하겠습니다. 한국에서는 문제가 생기면 그 것에 대해 언급을 안합니다. 만약 한다면 당신은 무례하고 사회에 적합하지 않은 자가 되어버리고요.

우리는 지금 이것을 하려는 이유가 이곳 제주에서 환경 문제가 있고 또한 환경 인지도를 시급하게 높여야 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우리가 위조하고 무시하는 것보다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게 제주를 더 좋은 관광목적지로 만들고 국제적 관심을 끄는데 더 도움이 된다는 걸 모르나요?

처음에 저는 진짜 열 받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행이라 생각해요. 왜냐하면 이제 우리가 이 프로젝트를 해야 하는 이유가 더 많아졌거든요. 아마 세계에 다른 많은 나라들이 한국보다 더 심각한 환경문제가 있을 것이에요. 하지만 지금 한국에서는 태도불량 문제 또한 판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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